부동산 부동산일반

토허제 못 벗은 서울 서쪽 '울상'… 족쇄 풀린 동쪽은 '미소'

최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2.13 18:20

수정 2025.02.13 18:20

동쪽 잠실·대치 집주인 매물 회수
"호재 선반영에도 호가 더 올라"
잠실엘스 84㎡ 전달 28억 최고가
현재 호가 29억5000만원까지 형성
서울 송파구 잠실엘스아파트. 파이낸셜뉴스 DB
서울 송파구 잠실엘스아파트. 파이낸셜뉴스 DB
목동 신시가지 10단지. 파이낸셜뉴스 DB
목동 신시가지 10단지. 파이낸셜뉴스 DB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해제 발표에 서울 동쪽과 서쪽동네의 분위기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구역 지정이 해제된 잠실·대치 등 집주인들은 호가를 높이고 매물을 거둬들인 반면 여의도·목동 등은 실망스럽단 반응이다.

13일 서울시는 송파구 잠실, 강남구 삼성·대치·청담 등 국제교류복합지구 일대 14.4㎢에 있는 아파트 305곳 가운데 291곳을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구청장의 허가 없이 부동산 거래가 가능해져 일대 아파트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잠실에서는 3대장인 '엘리트(잠실엘스, 리센츠, 트리지움)'를 중심으로 토허제에 묶이지 않아 반사이익을 봤던 반포 아파트 가격을 따라잡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리센츠 단지 내 공인중개사 A씨는 "거래허가 해제를 적극 검토한다는 이야기가 나온 시점부터 이미 호가가 올라 있었다"며 "지금은 매매를 보류하겠다는 집주인이나 신규 투자자 문의가 많이 온다"고 말했다.

허가구역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 됐음에도 실제 해제가 이뤄지자 호가는 더 오르고 있다. 잠실 엘스 전용 84㎡는 작년 27억7000만원에 거래됐으며 지난달에는 28억1000만원에 최고가를 경신했는데 현재 최대 29억5000만원까지 호가가 형성됐다. "최고가가 이제는 시작 금액이 됐다"는게 지역 중개업소 반응이다.

잠실에 아파트를 소유한 60대 B씨는 "진작 풀었어야 했는데 이제라도 풀려서 다행"이라며 안도감을 내비쳤다.

대치동 분위기도 비슷했다. 래미안대치팰리스 1단지 84㎡도 1억원가량 오른 40억원에 호가가 형성됐다. 대치 공인중개사 C씨는 "1억원 올린 건 양반"이라며 "매물을 거두고 지켜보겠다는 집주인이 다수인데 문의전화는 많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거래가 허가되면 매매하러 오겠다던 투자자가 상황을 듣고는 최대한 빠르게 방문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도 거래 시 허가를 받아야 하는 목동 주민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서울시에 민원을 넣자는 의견도 제기됐다. 목동신시가지 9~10단지 인근 공인중개사 D씨는 "어제 발표 이후 주민 단체 채팅방에 심각한 개인재산 침해라는 불만이 쏟아졌다"면서 "그래도 목동은 재건축 단지가 많아 꾸준히 거래도 이뤄지고 대기 수요도 있는 상태라 가격 방어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여의도에서도 실망스럽다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시범아파트 단지 내 공인중개사 E씨는 "애초에 신통기획 대상지는 규제를 안 풀어줄 것이란 예상은 했지만 혹시나 하는 기대도 있었기 때문에 일부 소유주들은 실망하는 눈치"라고 전했다. 하지만 여의도 역시 재건축 기대감에 호가는 영향을 받지 않았다. E씨는 "최근에도 매도자 보다 매수자가 많았는데 이미 가격이 많이 올라 거래가 쉽게 이뤄지지 않았을 뿐"이라며 "가격이 꺾일 기미는 없다"고 봤다.

거래허가 구역이 유지된 압구정은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압구정의 한 공인중개사는 "대규모 재건축 사업장이 많아 이미 꾸준히 매매가 상승을 이어온 데다 거래 금액 자체가 워낙 커 큰 손들이 규제와 관계없이 관심을 가지던 곳"이라고 전했다.

going@fnnews.com 최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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