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끝나지 않는 전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끝나지 않는 전쟁

중동의 오래된 앙숙, '이스라엘 vs 팔레스타인'

2023.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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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75년 갈등의 역사

이스라엘 건국에서 시작된 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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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영토 분쟁사. ⓒ그래픽 연합뉴스
이스라엘 영토 분쟁사. ⓒ그래픽 연합뉴스

지난 10월 7일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의 이슬람 무장 단체 '하마스(Hamas)'가 이스라엘을 향해 기습 공격을 벌였습니다. 하마스는 무자비한 살인과 민간인 납치를 자행해 한동안 잠잠했던 중동 지역에 다시금 갈등의 불씨를 떨어뜨렸는데요. 이에 이스라엘은 대규모 지상군을 동원해 반격에 나섰습니다.

하마스의 공격에 이스라엘이 공습 대응한 가운데 분쟁으로 인한 양국의 총 사망자는 6,000명을 넘어선 상태입니다. 10월 22일 기준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한 팔레스타인인은 4,651명으로 집계되었습니다. 반대로 하마스의 공격에 의해 사망한 이스라엘인은 이스라엘 매체가 1,400명 정도에 이른다고 보도했는데요. 가자지구 보건부가 사망자의 40%가 어린이라고 주장한 가운데 누적 부상자 14,245명 중 70%가 어린이와 여성이었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닌데요. 역사를 돌아보면 두 나라의 오랜 갈등이 시작된 이유와 극심해진 요인을 알 수 있습니다.

양국이 다투기 시작한 것은 다름 아닌 땅 때문이었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현시점에도 하나의 땅을 나눠서 함께 살고 있죠. 심지어 팔레스타인은 두 지역으로 나뉘어진 상태고요. 이처럼 두 나라가 하나의 땅에 함께 살게 된 데에는 영국의 영향이 컸습니다. 영국이 한 약속으로 인해 팔레스타인의 땅에 이스라엘이 건국되었기 때문입니다.

전쟁의 씨앗이 된 ‘맥마흔 선언‘과 ‘밸푸어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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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땅에 두 나라가 살게 된 첫 번째 이유는 1915년 1차 세계대전 때 영국 고등판무관 맥마흔이 했던 선언 때문입니다. 맥마흔은 독일 편에 서 있던 오스만제국 내 아랍인들의 반란을 지원하고 팔레스타인을 포함한 독립 국가 건설 지지를 약속했습니다. 아랍인들이 참전하면 전쟁 후 오스만제국 지역 내 독립 국가 건설을 지지하겠다고 조건을 내걸었죠. 이를 '맥마흔 선언'이라 합니다.

그리고 뒤이어 1917년 11월 2일 영국 외무장관 밸푸어가 제1차 세계 대전 당시 유대인을 지원하기 위해 팔레스타인에 유대인을 위한 민족국가 수립을 동의하는 '밸푸어 선언'을 발표합니다. 이 두 선언으로 양국 모두에게 독립국가를 건설하게 해주겠다는 모순된 약속이 성사된 것입니다. 이는 결국 중동 지역의 수많은 아랍인들을 희생시키는 분쟁의 씨앗이 되고 말죠.

한편 영국은 위에 언급된 두 개의 선언으로 골치를 앓다가 유엔에게 해결을 요청합니다. 유엔에서는 '팔레스타인 분할안'으로 팔레스타인 지역을 유대인 국가, 아랍인 국가, 예루살렘으로 분할하는 안건을 통과시키는데요. 이 과정에서 본래의 땅을 뺏기지 않으려는 팔레스타인과 남의 땅에서 버티려는 이스라엘은 계속 부딪히게 됩니다. 그 여파로 제1~4차 중동 전쟁에 이어 현재까지 분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둘로 나뉜 팔레스타인, ‘가자‘와 ‘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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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아랍인들이 가득한 팔레스타인 땅에 유대 국가 '이스라엘'이 건국됩니다. 이스라엘 건국과 동시에 유대인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며 원래 살고 있던 팔레스타인 인들은 쫓겨나고 마는데요. 이들은 난민 신세를 면치 못하거나 좁은 가자 지구와 서안 지구에서 모여 살게 됩니다. 굴러 들어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 셈이죠. 서안 지구는 비교적 다양한 경제활동을 할 수 있고 분쟁이 적은 편이지만 하마스가 주로 활동하는 가자 지구는 긴장 상태에 놓여 있고 통제로 인해 제약이 많은 편입니다.

강경파 하마스의 '가자 지구'
2023년 10월 13일 가자지구 북부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남쪽으로 대피하고 있다. 이스라엘 측이 인구 100만 명이 넘는 북부 가자지구 주민을 상대로 24시간 내 남쪽으로 대피하라는 최후통첩을 냈음에도 피난길에 나선 주민은 수만 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뉴시스
2023년 10월 13일 가자지구 북부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남쪽으로 대피하고 있다. 이스라엘 측이 인구 100만 명이 넘는 북부 가자지구 주민을 상대로 24시간 내 남쪽으로 대피하라는 최후통첩을 냈음에도 피난길에 나선 주민은 수만 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뉴시스

가자 지구는 하마스가 통치하는 지역으로 이스라엘과 아슬아슬한 대립 관계에 놓여 있습니다. 이곳은 2005년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서 철수한 이후 외부 통제를 받고 있어 통행과 물류가 어려운데요. 때문에 인프라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또한 인구 밀도와 실직률이 높습니다.

온건파 파타의 '서안 지구'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공존하는 이스라엘 국기와 팔레스타인 국기. ⓒ사진 뉴시스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공존하는 이스라엘 국기와 팔레스타인 국기. ⓒ사진 뉴시스

서안 지구는 이스라엘 정부의 행정 통제를 받으며 팔레스타인 국가를 건설하려고 노력하는 핵심 지역입니다. 가자 지구에 비해 더 안정적인 경제와 인프라 조건을 갖추고 있죠. 덕분에 국제 사회의 지원을 받아 다양한 경제 활동을 할 수 있었는데요. 이스라엘 경계 가까이 위치해 다양한 상업 활동도 펼칠 수 있습니다. 서안 지구도 이스라엘 정부와 갈등, 분쟁이 있지만 하마스와의 갈등보다는 덜합니다.

하마스의 기습 공격 vs 이스라엘의 날선 반격

무장단체 ‘하마스‘의 무차별적 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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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텔아비브의 디젠고프 광장에서 하마스의 기습으로 숨진 희생자들을 위한 집회가 열려 한 소년이 이스라엘의 상징인 '다윗의 별' 모양으로 초를 밝히고 있다. ⓒ사진 뉴시스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디젠고프 광장에서 하마스의 기습으로 숨진 희생자들을 위한 집회가 열려 한 소년이 이스라엘의 상징인 '다윗의 별' 모양으로 초를 밝히고 있다. ⓒ사진 뉴시스

'하마스(Hamas)'는 팔레스타인 자치 독립을 위한 저항 조직으로 미국과 이스라엘에서는 테러리스트로 지정된 조직입니다. 흔히 이들을 무장 정파라 표현하지만 실질적으로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는 대안이 없는 자치 정부입니다.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땅 전부를 이슬람의 땅으로 보고 유대 국가의 존재를 부정합니다. 따라서 유대교인 이스라엘의 존재를 눈엣가시처럼 여겨 둘은 끊임없이 무력 충돌을 빚어 왔습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극심한 대립은 이전에도 있었는데요. 2021년, 이스라엘의 성지에 있던 팔레스타인 시위대를 이스라엘이 강하게 진압했고 이에 분노한 하마스가 로켓 공격을 벌인 바 있습니다. 당시 전쟁은 11일만에 휴전되었으나 팔레스타인 사람 250명과 이스라엘 군인 13명이 사망하는 인명피해는 피하지 못했습니다.

이번 하마스의 급습은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많은 민간인이 다치고 죽어 큰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무방비한 상태의 여성, 노인, 아이 등 약자들을 총살하거나 납치해 세계적으로 공분을 샀는데요. 하마스는 납치한 인질들을 빌미로 이스라엘이 공격을 행해올 시 인질 처형으로 대응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죠. 이는 민간인을 학살하고, 인질을 방패삼아 협상의 도구로 이용하고 있는 상황임을 알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반격에 나선 이스라엘, ‘피의 보복‘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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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격 이후 이스라엘이 반격에 나서면서 가자지구 건물들 사이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 뉴스1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격 이후 이스라엘이 반격에 나서면서 가자지구 건물들 사이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 뉴스1

10월 7일 발생한 하마스의 갑작스러운 공격에 이스라엘도 가만히 있지 않았는데요. 다음날인 10월 8일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가 숨어 있고 활동하는 모든 곳을 폐허로 만들겠다며 엄포를 놓았습니다. 이스라엘 대통령 역시 국경을 넘어 공격을 감행한 극악무도한 행위를 용서할 수 없다며 이 싸움에서 꼭 승기를 잡겠다고 선언했고요.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공격하기 위해 밤새 폭격을 가했고 그 결과 가자 지구에서 수십명의 죽거나 크게 다쳤습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략이 더 많은 인명 피해를 초래한 것이죠. 팔레스타인 보건 당국에 따르면 10월 13일 기준 이스라엘의 반격으로 목숨을 잃은 가자 지구 내 아동이 최소 614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앞서 가자 지구 북부에 거주하는 100만 명 이상의 주민들에게 대피 명령을 내린 바 있습니다. 그러나 필수품을 박탈당한 상태에서 전쟁 지역을 횡단하는 것은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사실상 가자 지구는 지리적 위치상 이스라엘을 통해 물자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불리한 측면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양국의 갈등이 어떻게 흘러갈 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이유는?

내부 위기 돌파, 위상 강화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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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IDF)의 가자 지구 공습 이후 주민들이 파괴된 건물 잔해를 살피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 지구에 있는 하마스 지하 로켓 제조 단지를 공습했다고 밝혔다. 공습에 따른 희생자나 피해 상황은 알려지지 않았다. ⓒ사진 2023년 2월 13일 뉴시스
이스라엘군(IDF)의 가자 지구 공습 이후 주민들이 파괴된 건물 잔해를 살피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 지구에 있는 하마스 지하 로켓 제조 단지를 공습했다고 밝혔다. 공습에 따른 희생자나 피해 상황은 알려지지 않았다. ⓒ사진 2023년 2월 13일 뉴시스

'팔레스타인 정책 조사 연구소'가 2023년 9월 6일~9일간 가자 지구와 서안 지구 주민 1,2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팔레스타인의 하마스와 파타에 대한 신뢰도가 저조한 편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팔레스타인인들의 대표로 가장 자격이 있는 조직은"에 대한 질문에 둘 다 자격이 없다는 응답이 44%로 가장 높게 나타났기 때문인데요. 이 질문에서 각각 하마스와 파타를 고른 응답률의 차이는 3%에 불과했습니다.

한편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의 말에 의하면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입장에서 봤을 때 파타는 부패가 정말 심하고 하마스는 공포 정치가 심하다고 하는데요. 특히 가자지구의 경우 이스라엘 정부에게 엄격한 통제를 받고 있어 고립된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대다수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생필품 공급과 인근 왕래 시 자유롭지 못하는 등 상당한 불편을 겪어왔습니다. 이는 좌절, 분노 등의 부정적인 감정과 분위기로 이어졌고요.

수시로 통제되는 전기와 수도공급은 물론 부족한 생필품을 지하터널을 통해 타국에서 수급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큰 피로로 다가왔으리라 예상됩니다. 또한 꾸준한 이스라엘의 강경 조치와 서안 지구에 확대되는 이스라엘인들의 정착촌 확대 소식은 팔레스타인 내부의 불만을 키우기 충분했습니다. 이러한 내부 소란을 하마스가 외부를 향한 강경한 태도로 잠재우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력면에서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이길 가능성은 현저히 낮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모한 도발을 시도한 데에는 타국 주목을 받기 위한 시도로 예상됩니다. 하마스는 그동안 국제적으로 관심받지 못한 채 고립되어 갔는데요. 이스라엘과의 장기전에서 하마스가 버텨낸다면 이슬람 국가들로부터 지원, 우호적 반응을 유도해낼 수 있으리라 기대한 측면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슬람 국가들과 이스라엘의 수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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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가 이스라엘과 국교 정상화를 두고 미국과 큰 틀에서 합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사진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6월 7일 사우디 제다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하는 모습. ⓒ사진 2023년 8월 9일(현지시간) 뉴시스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스라엘과 국교 정상화를 두고 미국과 큰 틀에서 합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사진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6월 7일 사우디 제다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하는 모습. ⓒ사진 2023년 8월 9일(현지시간) 뉴시스

하마스가 불리한 지리적 위치와 상대적으로 부족한 군사력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유가 있는데요. 바로 이스라엘이 적대적이었던 아랍 국가들과 화해의 흐름을 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설상가상 이슬람의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도 외교 협상을 논의하며 평화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냈죠. 이는 하마스가 어떠한 조치를 내리기 충분했습니다. 그들의 원만한 수교가 이루어질 시 팔레스타인의 자치 독립을 내다보긴 어려웠거든요.

하마스 입장에서는 달가운 상황이 아니었기에 원만한 수교 분위기의 흐름을 깨기 위해 공격을 시도했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때마침 이스라엘이 사법개혁으로 나라 내부가 혼란스러워 시기가 적절하기도 했고요.

오랜 갈등을 빚어온 종교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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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을 겨냥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과 이에 맞선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으로 양측의 사상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하마스 작전명에 포함된 '알 아크사 모스크'가 어떤 곳인지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올리브 산에서 촬용한 알아크사 사원 내 황금돔의 모습. ⓒ사진 2021년 11월 1일(현지시간) 뉴시스
이스라엘을 겨냥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과 이에 맞선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으로 양측의 사상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하마스 작전명에 포함된 '알 아크사 모스크'가 어떤 곳인지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올리브 산에서 촬용한 알아크사 사원 내 황금돔의 모습. ⓒ사진 2021년 11월 1일(현지시간) 뉴시스

하마스가 가자지구 분리 장벽을 넘어 벌였던 기습 공격의 작전명이 '알아크사 홍수'라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알아크사란 동예루살렘에 위치한 이슬람 사원으로 메카, 메디나와 함께 이슬람 3대 성지 중 하나입니다. 이곳은 이슬람교를 비롯해 기독교, 유대교 등 3개 정교의 공동 성지로 분쟁이 끊이지 않던 원인인데요.

이곳은 유대인과 기독교도들이 방문할 수 있는 사원이었지만 사원 경내에서 기도할 수 있는 건 무슬림뿐이었습니다. 유대인들은 바깥쪽 서쪽벽에서만 기도할 수 있어서 늘 탐탁스럽지 않았죠. 그래서 매년 '예루살렘의 날' 행사를 열어 이스라엘 국기를 들고 구시가지 주변을 행진하며 불만을 표출해왔습니다.

이스라엘은 지난 4월 알아크사에서 예배 중이던 팔레스타인 인들을 체포하고 5월에는 극우 정치인들이 사원 경내에 발을 들이는 등의 방식으로 팔레스타인을 도발했습니다. 따라서 하마스는 긴 시간 이스라엘이 가했던 탄압과 도발이 이번 공격의 이유라며 작전명에 '알아크사'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이죠.

중동 전쟁으로 인한 막대한 피해

학살에 가까운 만행, 민간인들에겐 참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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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임 키부츠 음악 축제 학살
하마스 공습으로 파손된 이스라엘 음악 축제장 차량.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교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2023년 10월 1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남부 레임 키부츠의 음악 축제 행사장 근처에 하마스 공격으로 불탄 차들이 방치돼 있다. 지난 7일 하마스는 음악 축제장에 난입해 공격을 퍼붓고 다수의 민간인을 인질 삼았다. ⓒ사진 연합뉴스
하마스 공습으로 파손된 이스라엘 음악 축제장 차량.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교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2023년 10월 1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남부 레임 키부츠의 음악 축제 행사장 근처에 하마스 공격으로 불탄 차들이 방치돼 있다. 지난 7일 하마스는 음악 축제장에 난입해 공격을 퍼붓고 다수의 민간인을 인질 삼았다. ⓒ사진 연합뉴스

하마스가 이스라엘 레임 키부츠에서 음악 축제를 즐기던 민간인들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해 많은 이들이 죽고 다쳤습니다. 무장한 하마스 대원들이 차량이나 패러글라이딩을 이용해 동시다발적으로 축제 현장에 난입했는데요. 무방비한 상태의 참가자들에게 총기를 난사해 충격을 안겼습니다. 행사장 주변에서는 260구 가량의 시신이 무더기로 발견되었고 상당수가 인질로 잡혔습니다.

특히 축제가 열린 행사장은 도시 국경에서 떨어진 외곽에 위치해 하마스의 무자비한 급습을 피해 은폐, 엄폐할 장소가 적어 피해가 컸습니다. 난발하는 총알들을 피해 시체 더미, 덤불 속에 숨은 이들 외에는 생존자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화장실이나 벙커 등 몸을 숨길 만한 곳에도 총을 난사해 민간인 학살로 비난을 받았습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의료시설 공습?
가자지구 병원 참사 현장서 소지품 챙겨가는 소녀. 한 소녀가 대규모 폭발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 알아흘리 아랍병원 인근에서 소지품을 챙겨 걸어가고 있다. 팔레스타인 측은 전날 이스라엘이 이 병원을 공습해 최소 500명이 숨졌다고 밝혔으나,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의 로켓 오발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사진 2023년 10월 18일 연합뉴스
가자지구 병원 참사 현장서 소지품 챙겨가는 소녀. 한 소녀가 대규모 폭발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 알아흘리 아랍병원 인근에서 소지품을 챙겨 걸어가고 있다. 팔레스타인 측은 전날 이스라엘이 이 병원을 공습해 최소 500명이 숨졌다고 밝혔으나,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의 로켓 오발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사진 2023년 10월 18일 연합뉴스

지난 10월 17일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의 의료시설을 공습해 5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인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발표된 바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국제인도법을 어긴 공격이라며 이스라엘을 맹비난했는데요. 환자, 의료진, 간병인들이 있던 시설로 위중한 상태의 환자들을 고려할 때 대피령을 따르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무엇보다 보호되어야 할 의료 서비스 시설이 공습의 표적이 되었다는 점에서 비판이 쏟아졌죠.

그런데 이 사태가 이스라엘의 만행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CS) 대변인은 18일 성명을 통해 "상공 영상 이미지, 감청 정보, 오픈 소스 정보 분석을 기반으로 했을 때 이스라엘에게 가자지구 병원 폭발의 책임이 없다"라고 전한 것인데요. 병원 폭발의 원인이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의 로켓이나 미사일이 오발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습니다.

불붙은 중동 싸움에 세계 경제 휘청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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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는 이미 지난해 발발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전쟁을 통해 경제가 전쟁에 얼마나 큰 타격을 받는지 실감했는데요. 때문에 이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갈등에 모두 초긴장 상태입니다. 전쟁의 영향으로 전 세계 식량과 에너지 공급망이 막혀 가격이 폭등하는 사례가 또 발생하지는 않을까 우려됐기 때문이죠.

국제 유가 급등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으로 국제 유가 급등 우려가 확산하면서 국내 주유소들이 휘발유 재고 확보에 나서고 있다. 국제유가가 국내 공급 가격에 반영되기 전에 상대적으로 싼값에 주유소 탱크를 채워 놓기 위해서다. 영동고속도로 여주휴게소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사진 2023년 10월 17일 뉴스1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으로 국제 유가 급등 우려가 확산하면서 국내 주유소들이 휘발유 재고 확보에 나서고 있다. 국제유가가 국내 공급 가격에 반영되기 전에 상대적으로 싼값에 주유소 탱크를 채워 놓기 위해서다. 영동고속도로 여주휴게소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사진 2023년 10월 17일 뉴스1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갈등이 재점화되며 가장 뚜렷한 반응을 보인 것은 국제 유가였습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소식이 알려진 직후 국제 유가는 순식간에 4%를 넘어 1베럴당 90달러를 넘볼 정도였는데요. 다행히 10월 13일에는 하락해 공격 이전 수준인 83달러 정도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어떻게 변할 지 몰라 정부도 업계도 유가 급등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국제 육가가 국내 정유사 공급 가격에 반영되기 전에 발주량을 늘려 물량을 미리 확보하는 등 국내 주요소들도 고군분투 중입니다.

이처럼 중동의 갈등에 유가가 요동치는 이유는 유정에 맞는 공격, 유조선의 뱃길이 막히는 상황으로 언제든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한국은 원유 수입에서 중동 의존도가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해 더 난감한 입장입니다. 중동 원유 수입을 1년 동안 20% 가까이 늘린 상황이라 전쟁이 확산될 시 국내 에너지 가격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것이죠. 또한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등에 대규모 투자와 사업을 진행 중이라 전쟁이 인근 타국의 대리전으로 확전된다면 경제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양국의 기나긴 싸움, 앞으로의 전망은?

대리전은 피하고 문제 해결에 집중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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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지구의 하마스 민병대가 지난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을 발사하는 장면. 하마스가 육해공 대규모 동시 공격을 준비하는 것을 이스라엘은 물론 미국과 아랍국가들이 전혀 사전에 눈치채지 못했다. ⓒ사진 2023년 10월 9일 뉴시스undefined
가지지구의 하마스 민병대가 지난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을 발사하는 장면. 하마스가 육해공 대규모 동시 공격을 준비하는 것을 이스라엘은 물론 미국과 아랍국가들이 전혀 사전에 눈치채지 못했다. ⓒ사진 2023년 10월 9일 뉴시스undefined

이번 갈등이 다른 나라 간의 대리전으로 확장되지는 않을 지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는데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정면충돌이 한창인 가운데, 반이스라엘 세력과 연대한 이란이 개입할 수 있다는 경고가 있었습니다. 이는 신 중동전쟁으로 번질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기에 상당히 조심스러운 상황입니다. 분쟁이 확산될 여지를 차단시키고 해결할 수 있는 접점을 찾아나가는 것이 급선무로 보여집니다.

대리전까지 가면 더 많은 이들을 고통에 몰아넣는 지름길이기 때문인데요. 지금이라도 민간인들의 안전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곡 이번 분쟁만이 아니어도 영토 분쟁, 종교 문제 등으로 싸움을 반복할 동안 거주하는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최소한의 교육 공간을 잃어갔으니까요. 심각한 부패와 공포 정치 등 역시 줄여 나가며 다수의 안정과 평화를 보장해 나갈 수 있다면 더 좋겠죠.

한편 다가오는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까지 영향이 지속될 수 있어 장기적 관점의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들은 전비 조달을 위해 고유가를 유지할 요인이 높아 인플레이션 고착화를 초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요. 지금은 양국이 쉴 새 없이 서로를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있지만 다수의 분쟁이 종료되고 휴전된 경우도 많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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