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번 여름에는 실버 색상에 반짝이는 '메탈릭(metalic)' 패션 아이템이 대세가 될 전망이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이어온 Y2K 패션의 유행따라 배꼽을 드러내는 기장의 크롭톱에 통넓은 청바지, 눈을 겨우 가릴 듯 얇고 가는 선글라스, 니삭스, 쫑쫑 땋은 머리 등 촌스러울수록 더욱 인기를 모을 것으로 보인다.
반짝이는 메탈릭 소재 트렌디 아이템으로 부활
17일 무신사 스토어에 따르면 지난 5주간(2023/5/15~6/11) 검색어 데이터를 집계한 결과 '실버백'과 '실버 가방' 검색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2022/5/16~6/12)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실버 신발' 검색량은 한 자릿수에서 세 자릿수로 크게 늘었다.
무신사 스토어 여성 가방 카테고리 월간 랭킹에서도 상위 20위 중 실버 컬러 상품이 5개 이상 차지하며 실버 트렌드에 대한 여성 고객의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반짝이는 은색 소재를 활용한 숄더백, 스트링백, 크로스백 등 다양한 형태의 가방 상품이 순위에 올랐다.
대표적으로 컨템포러리 브랜드 '아틀리에 파크'의 '버디백 실버'는 은은한 광택이 도는 실버 토트백으로, 1년간 누적 판매량 1천 개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최근 2개월 동안 600개 이상 판매됐다. 구매 고객의 연령과 성별 비중을 살펴보면 각각 24~28세가 49%, 여성이 92%를 차지한다.
또 다른 컨템포러리 브랜드 '오소이'는 실버를 메인컬러로 23 봄여름 신규 컬렉션을 선보였다. 시그니처 라인인 '피칸 브로트'를 포함해 총 4종의 실버백 신상품을 무신사 스토어에 단독 발매해 높은 반응을 얻었다.
스니커즈와 운동화도 실버가 인기 색상으로 떠오른 가운데, 여름 필수 아이템으로 손꼽히는 플립플랍도 실버 색상이 주목받았다. 슈즈 브랜드 '토앤토'는 지난 29일 '로우클래식'과 협업한 '토앤토 x 로우클래식 플립플랍 제로비티'를 무신사 스토어에 한정 발매했다. 총 4가지 색상 가운데 실버 색상이 발매 즉시 가장 먼저 품절을 기록할 만큼 고객의 관심을 얻었다.
이 밖에 다양한 패션 아이템이 실버 색상으로 출시돼 눈길을 끈다. 스트릿 무드를 지향하는 패션 브랜드 '타입서비스'는 올해 원단과 자수 모두 실버 컬러를 적용한 캡모자 '그래픽 엠브로이더리 캡'을 선보여 850개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시각적으로 차가운 느낌을 주는 '실버템'으로 포인트를 더하는 패션 스타일링이 올여름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으며, 여러 카테고리에서 메탈릭 소재를 적용한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라며 "Y2K, 발레코어 등 다양한 스타일과 연출할 수 있어 특히 젊은 여성 고객이 높은 선호도를 보인다"고 말했다.
Y2K 감성의 크롭톱, 카고 등도 인기
메탈릭 소재가 인기를 끄는 바탕에는 지난 몇 시즌 트렌드에 중심에 있었던 'Y2K' 트렌드가 있다. 실용성과 기능성을 모티브로 한 카고 디테일도 Y2K 무드를 통해 더욱 활용도 높은 스타일로 변형됐다.
최근 10대 교복 패션으로 불릴 만큼 10대의 대표 아이템이 된 '크롭티+통바지'의 크롭티가 더욱 과감해졌다. 1999~2000년에 유행했던 코르셋, 뷔스티에를 비롯해 니트 탑과 티셔츠까지 배꼽과 배, 허리선을 드러내는 크롭탑이 현대적인 버전으로 다시 부활했다.
크롭티 외에도 올여름에는 셔츠, 베스트(조끼), 후드티, 재킷까지 짤막한 크롭 기장으로 출시되며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크롭티는 다양한 분위기 연출이 가능한데, 같이 코디하는 아이템이나 액세서리에 따라 스포티한 느낌부터 관능적인 매력, 귀엽고 발랄한 분위기까지 연출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외에도 반다나 스카프, 니삭스, 실핀, 눈을 겨우 가리는 얇은 선글라스, 벙거지 모자, 통굽 운동화 등이 Y2K 패션 트렌드를 대표하는 액세서리로 인기를 끌고 있다.
빛이 바랜 듯 촌스럽다고 느껴질 정도의 물 빠진 연청도 인기다. 여름을 앞두고 복고풍 데님은 반바지와 올 풀린 미니스커트로 속속 출시되고 있다. Y2K 감성 데님은 빛바랜 연청 혹은 아예 워싱이 되지 않은 듯한 진청 두 가지 스타일이 대표적인데, 무릎을 덮는 통 넓은 진청 반바지에 오버사이즈 럭비셔츠를 코디해 완벽한 복고 무드를 연출했다. 밑단의 올 풀림을 멋스럽게 연출한 청치마 또한 Y2K 무드가 돋보이는 제품으로, 크롭 티셔츠나 뷔스티에를 함께 코디하면 최신 유행 패션이 완성된다.
카고 팬츠는 군복에서 유래되어 실용성과 기능적인 측면을 고려해 많은 주머니가 달린 디자인이 특징으로, 이 포켓 디테일이 199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주목할 것이 있다면 올해는 카고가 바지에 머물지 않고 스커트까지 점령했다는 점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에 유행했던 밀레니얼룩(Y2K룩)은 과거 X세대에게는 추억을 불러일으키고, 현 10~20대에게는 낯설지만 새롭고 신선함을 선사해 두루 인기"라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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