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 맞먹는 '과천시' 평균 전세가
올해 재건축 단지 이주 수요 이어지며 전세가 상승 전망
올해 재건축 단지 이주 수요 이어지며 전세가 상승 전망

[파이낸셜뉴스] 과천시 아파트의 전세가 상승률이 심상치 않다.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에서 나온 이주 수요에 물량 소진이 빠르기 때문이다. 수요 대비 공급이 적은 상황에 아파트뿐 아니라 오피스텔까지 수요가 번지는 양상이다.
2일 아실에 따르면 현재 과천시 아파트 전월세 매물은 139건으로 1년 전(677건)보다 79.5% 감소했다. 이 기간 특히 전세 매물은 472건에서 86건으로 크게 줄었다.
공급이 줄면서 가격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달 17일 KB부동산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을 보면 과천시 아파트 전세 평균가는 9억44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에서 상급지로 분류되는 송파구(8억700만원)보다 높고 용산구(9억4500만원)와 맞먹는 가격이다. 서울시 전체 아파트 전세 평균가는 6억3500만원으로 과천시의 전세 평균가가 서울보다 3억원 이상 높다.
과천시의 전세난은 4호선 과천역 인근 재건축 단지들의 이주 절차가 시작되면서 발생했다. 지난달 10일 과천주공8·9단지에서 2100여가구가 이주를 시작했다. 이와 동시에 과천시 전세 평균가는 한주 전보다 약 1000만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인근 A 공인중개사는 "이주 중인 주민들이 학군지를 비롯해 아이 키우기 좋은 현재의 생활반경을 그대로 이용하기 위해 인근 단지로 이사를 계획하며 전월세 수요가 몰렸다"고 전했다.
특히 과천주공89단지와 관문초등학교를 사이에 두고 붙어 있는 ‘과천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아파트’는 지난달 들어 전용 84㎡가 11억5000만원, 전용 59㎡가 9억6500만원에 전세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두 단지의 이주가 마무리되는 6월에는 길 건너 과천주공5단지 800가구가 이주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일대에서만 총 3000여 가구가 이주를 이어가면서 공급보다 수요가 큰 올해 과천시 전세 시장은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지난달 24일부터 서울시가 강남3구와 용산구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풍선효과 매매가에 이어 전세가도 영향을 받아 함께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B 공인중개사는 "강남권 접근성이 좋아 매매가 상승이 꾸준한데다 토허구역도 아니라 갭투자 문의가 있다"며 "장기적으로 매매가가 오르면서 전세가도 더 끌어 올릴 것"이라고 봤다.
아파트 공급이 부족해지자 오피스텔 등 다른 형태의 주택에도 수요가 옮겨가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별양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아파트 물량이 적지만 멀리 이사를 원하지 않는 주민들이 오피스텔이나 빌라 등을 문의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과천시 오피스텔 전월세 신규 거래(53건)는 지난해 같은 기간(30건)에 비해 약 2배 많이 이뤄졌다.
going@fnnews.com 최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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