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산불 진화율 30%…경북 의성은 2.8%
산청 사흘째, 경북 이틀째 진화 작업
기온·습도·바람 모두 산불 키워
산청 사흘째, 경북 이틀째 진화 작업
기온·습도·바람 모두 산불 키워

[파이낸셜뉴스] 낮은 습도와 바람의 영향으로 영남권에 인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다. 사흘째 이어진 경남 산청군 신안면 대형산불의 진화율은 오전 8시 기준 아직 30% 수준이다. 이틀째인 경북 의성 산불은 2.8%로 오전 5시보다 불길이 거세졌다.
23일 소방청에 따르면 경남 산청군과 경북 의성 모두 화재 대응 최고 단계인 3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작업에 나서는 중이다. 행정안전부는 전날인 22일 오후 5시 30분부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해 대응하고 있다.
산청군 시천면 산불에는 산불재난특수진화대 등 인력 1777명, 소방차 등 장비 212대가 투입돼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산림당국은 일출 시각에 맞춰 헬기 50여대를 투입했다.
산불영향 구역은 847㏊이며 총 화선은 35㎞다. 이 중 12km는 진화를 완료했지만 여전히 28㎞에 이르는 화선이 진화 작업에 들어가 있다. 산불로 창녕군 소속 산불진화대원과 공무원 등 4명이 숨지고, 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인근 주민 263명은 한국선비문화연구원 등으로 대피했다.
산림당국은 화재발생 약 3시간 만인 21일 오후 6시 40분쯤 대응 3단계를 발령했다. 대응 최고 단계인 3단계가 발령된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불은 화재 현장 인근 농장에서 잡초 제거를 위해 예초기를 사용하던 중 불씨가 튀며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산불은 전날 오전 11시 24분쯤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야산에서 발생했다. 불길이 일고 2시간 46분 후 오후 2시 10분경 산불 3단계가 발령됐다.
산불 영향 구역은 950㏊로, 전체 41km의 화선 가운데 39km가 여전히 진화 작업이 필요한 상태다. 현장에는 특수진화대·산림공무원·소방·경찰·의용소방대 등 1356명과 진화 차량 124대가 투입된 상태다.
현재 의성읍, 신평면 등 32개 마을 주민 1100여명이 실내체육관,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했다. 또 의성군공립요양병원 등 관내 병의원에서는 총 347명이 타병원 등으로 이송됐다.
산불은 한 성묘객이 묘지를 정리하던 중 실화로 발생했다. 현재까지 의성 산불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불로 중단됐던 의성 인근 중앙선 철도 열차 운행은 23일 재개됐다.
유럽 등지에서는 섭씨 30도 이상의 기온, 30% 이하의 습도, 시속 30㎞ 이상의 풍속이라는 ‘30-30-30’ 법칙이 있다. 대규모 산불이 발생할 최적의 조건이다. 영남과 동해안은 실효습도가 35% 아래로 떨어지며 건조특보가 내려진 상태다. 낮기온도 20도를 넘나들며 산불 진화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산청과 의성의 대형 산불은 우주에 있는 천리안 위성에서도 포착될 정도로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 김해시 한림면 안곡리 산 106에서 전날 발생한 산불도 꺼지지 않고 있다. 진화율이 50%에서 20%로 낮아지며 당국은 산불 대응 단계를 2단계로 격상했다.
울산시 울주군 온양읍 운화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의 진화율은 전날 오후 7시 기준 70%에서 이날 오전 6시 기준 60% 수준까지 떨어졌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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