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마이클 쿨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해외사업 총괄 사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폴란드를 방문했다. 유럽 방위산업 강화를 위한 예산 확대에 맞춰, 주요 수출국인 폴란드의 해외 생산거점 확대를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클 쿨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해외사업 총괄 담당 사장은 취임 첫 해외 공식 일정으로 지난 10~12일 폴란드를 방문했다고 최근 SNS 링크드인을 통해 밝혔다.
쿨터 사장은 바르샤바에 위치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럽 사무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폴란드와의 장기적 협력 관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폴란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동부 전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우리는 산업 협력과 기술 이전을 통해 폴란드의 방위 역량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0일에는 크지슈토프 트로피니악 폴란드 국영방산업체 PGZ그룹 회장과 피오트르 보이체호프스키 민간 방산업체 WB그룹 회장과 회동했다. 이 자리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럽법인(HAEU) 관계자를 비롯해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 등 한화 방산 계열사 관계자들도 동행해 방산 산업 협력 강화 및 기술 파트너십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한화오션은 폴란드 해군의 차세대 잠수함 사업을 겨냥해 한국형 잠수함 공급 및 유지·정비·보수(MRO) 협력을 제안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위성·통신 시스템을 중심으로 폴란드 방산 시장과의 협력을 추진 중이다.
특히 쿨터 사장은이 자리에서 폴란드 방산업체인 PGZ 및 WB 그룹과 협력해 개발한 '호마르-K'를 성공 사례로 언급했다. 호마르-K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공급하는 K-239 천무 발사대 모듈을 기반으로 폴란드 통제·지휘 시스템이 더해진 '폴란드형 천무'다. 그는 "우리는 단순한 공급을 넘어, 현지 산업과의 깊은 협력을 통해 완전한 현지화를 보장한다"며 "이를 통해 최첨단 역량을 제공하는 동시에 장기적인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역대 최대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3조6000억원의 실탄을 마련해 해외 생산 거점 확보를 추진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유럽연합(EU)은 최근 미국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한 군비 증강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따른 대규모 국방비 증액이 예상돼 국내 방산 업계의 호재로 떠올랐지만, 회원국 업체 무기체계 구매를 장려하면서 수출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해법으로 '해외 현지 생산'이 필수적이다.
한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2년 폴란드 군비청과 △K-9 자주포 672대 △다연장로켓 천무 288대 등 수출 기본계약을 맺었다. 그해 K-9 212대, 천무 218대에 대한 1차 계약을, 이듬해 K-9 152대에 대한 2차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2차 계약에는 폴란드에 K-9 및 자주포용 155㎜ 탄약과 K-9의 유지·보수를 위한 종합군수지원패키지(ILS)를 공급하고, K-9 유지 부품의 현지 생산에 협력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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