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공매도 전면 재개가 약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실적 중심 주도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증권가의 제언이 나왔다. 반면 공매도의 선행지표로 일컫는 대차잔고 증가 종목은 경계하라는 조언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오는 31일부터 전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재개한다. 국내 증시에서 역대 최장기간인 17개월간 금지됐던 공매도가 다시 열리는 것이다.
공매도란 투자자가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증권사 등 기관으로부터 빌려 매도한 뒤 주가가 하락하면 낮은 가격에 다시 매수해 주식을 상환하며 시세차익을 얻는 투자 기업이다.
증권가에서는 공매도가 재개될 경우 실적이 우상향하고 있는 종목에 관심을 둘 것을 주문했다. 공매도가 재개 이후 변동성 확대 및 단기 지수 급락 가능성이 예상되는 만큼 실적 성장이 뚜렷한 종목들에 매수세가 몰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KB증권 태윤선 연구원은 “공매도가 재개될 경우 과거처럼 단기적으로는 지수 하락과 업종별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실적 전망 상향 여부에 따라 차별화된 주가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태 연구원은 “실적 대비 덜 오른 저평가 종목, 실적 개선이 기대돼 숏커버링(공매도를 위해 빌린 주식을 갚기 위해 사는 것) 가능성이 높은 종목 등에 관심이 필요해보인다”며 “업종별로 살펴보면 최근 증시를 주도해온 방산, 조선, 기계 등이 올해 매출과 이익 성장이 전망되고 있어 단기 변동성 이후 재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가낙폭 과대주와 목표주가 괴리율 상위 종목들도 유리할 수 있다는 평가다. 목표주가 괴리율은 현 주가와 증권가에서 제시한 목표주가 사이의 차이를 백분율로 나타낸 것으로, 괴리율이 클수록 시장에서는 저평가된 것으로 해석한다.
하나증권 이경수 연구원은 "과거 공매도 재개 후 흐름을 살펴보면 주가 낙폭 과대 업종들이 가장 높은 성과를 보였다“며 ”이외에도 현금흐름 상위, 고 자기자본이익률(ROE), 목표주가 괴리율 상위 등이 뒤를 이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경계해야 하는 종목들도 있다. 최근 대차잔고가 급증한 종목들이다. 대차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주식을 빌린 뒤 상환하지 않은 금액으로 공매도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삼성증권 전균 연구원은 “전 종목을 대상으로 공매도가 가능해졌지만, 실질적으로는 차입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종목들에 공매도가 집중될 것”이라며 “결국 공매도의 대상 여부는 차입 잔고의 증가 여부로 선별할 수 있다”고 전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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